바빌론5 팬들에게는 위로가 필요하다. 스타워즈, 스타트렉도 모자라 트윈픽스 팬들까지 계속해서 후속작이나 재제작 작품들을 볼 기회가 있었지만, 바빌론5의 열렬한 팬들은 그 동안 우주 먼지만 쪽쪽 빨고 있었다. 하지만 시리즈 크리에이터 J. 마이클 스트라진스키가 수십 년간 새로운 바빌론5 프로젝트를 막아왔던 이름 모를 워너브라더스 경영진보다 오래 살아남으면서 최근에 결국 라이선스가 걸린 치킨 게임에서 승리를 차지했다. 청신호가 들어온 후 2007년 <바빌론5: 잊혀진 이야기> 이후 처음으로 나오게 된 작품이 바로 그리운 장면이 가득한 애니메이션 영화 <더 로드 홈>이다. 아름답게 완성된 이 79분 분량의 영화는 스트라진스키의 오랜 팬들을 기념할 뿐만 아니라 기존 시리즈의 캐스트들도 복귀시켰다. <더 로드 홈>은 뻔뻔할 만큼 감성적이고, 낭만적이고, 때로는 진부하기까지 하지만, 우주를 넘나드는 그 시절 감성의 스토리를 충분히 보여주며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들도 매우 잘 활용했다.

<더 로드 홈>이 특별했던 이유는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와 너무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맷 피터스 감독과 수퍼바이징 프로듀서 릭 모랄레스 두 사람 모두 워너브라더스 애니메이션의 오랜 베테랑으로,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바빌론5의 애니메이션 버전이 왜 이제서야 만들어지게 된 건지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이 영화는 2D와 3D 애니메이션을 함께 사용해 익숙한 우주 정거장과 고전적인 우주선, 외계 종족들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 특히 곤충 같은 모습의 섀도우는 이번 영화에서 훨씬 더 무서워졌다. 실사영화의 예산적 제약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바빌론5는 모든 면에서 애니메이션이 줄 수 있는 이점을 얻어냈다. 전투 씬들의 분량이 늘었고, 세계 자체가 더 멋지고 인상적이게 거듭났으며 원래 캐릭터를 맡았던 배우들과 캐릭터 간의 유사성이 딱 적절해서 실제와 비슷하면서도 멋진 스타일을 간직해냈다.

평점:

<바빌론 5: 더 로드 홈>은 바빌론5 세계관의 새로운 스토리를 무엇이라도 보고 싶어 20년 간 기다려왔던 오랜 팬들에게 귀중한 작품이다. J. 마이클 스트라진스키의 각본은 감정선을 숨김없이 노골적으로 보여주기에 오래된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긴 하겠지만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 별개의 독자적인 영화로서도 모든 시청자들이 감상할 수 있을 쉬운 스토리이긴 하지만 진부한 멀티버스/평행세계 설정이 받아들이기에 다소 거부감이 들게 된다. 다만, <더 로드 홈>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로 선택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로 인해 실사 시리즈와 영화의 시각 효과 (및 제한적인 예산)에서 훨씬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리고 이후 진행될 실사 리부트 작품 전에 이 작품이 좋은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

출처 : 

https://www.ign.com/articles/babylon-5-the-road-home-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