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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애니 선구자 `스튜디오 미르` 이끄는 유재명 대표

2020-02-07

 



"쓸모없던 낙서 한장이 인생을 바꿨죠
이젠 넷플릭스 구애받는 `K애니 주역`

(생략)

올해 창업 10주년을 맞은 `미르`는 세계 최대의 콘텐츠 플랫폼 회사 `넷플릭스`가 협업을 제의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슈퍼 갑(甲) 넷플릭스가 구애하는 국내 중소 애니메이션 회사. 그의 인생 스토리가 영화 시나리오였다면, ""클리셰(진부하거나, 틀에 박힌 것) 덩어리""라는 비평가들의 악평을 받았을 테다. 뻔한 휴먼스토리 같은 삶을 산 주인공 스튜디오 미르의 유재명 대표를 지난 3일 서울 중구 충무로에서 만났다.

―학교 수업시간에 그린 낙서로 거물 `애니메이터` 가 되셨다니. 만화 같은 얘기네요.

▷배가 고팠어요. 만화처럼 거창한 꿈은 아니었습니다. 100만원 벌 수 있다는 말에 혹해서, 애니메이션 회사로 들어갔습니다. 또박또박 들어오는 `월급의 중력`을 벗어날 수 없게 되더군요(웃음). 거창한 꿈도 좋지만, 사실 잘하는 걸 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신입한테도 얘기합니다. 거창한 목표보다 `생활인`으로서의 꿈을 가지라고.

―`밥벌이`로만 여기기엔 커리어가 상당합니다.

▷미국에서 처음 이름을 알렸을 때가 기억납니다. 1999년 액션스타 청룽의 이야기를 그린 `잭키챈 이야기`로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정식 `입봉`했습니다. 미국 어린이 전문방송 니켈로디언과 협력해 만든 TV 애니메이션 `아바타 아앙의 전설`로 미국 애니 어워드 감독상도 받았어요. 이후 인연이 닿아 `리그오브레전드`의 영상을 만들기도 했고, `아앙의 전설` 후속작 `코라의 전설`도 제작했지요. 제 자랑만 늘어놨네요.

업계의 고졸 신화로 수식할 만한 커리어지만, 초반부터 쉬운 길은 아니었다. 글로벌 콘텐츠 업계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회사를 `하청 업체`로만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는 손재주는 제법이지만, 창의성에서는 재능이 전혀 없는 나라"". 10년 전 대한민국 애니 업계에 대한 글로벌 애니메이션 회사의 평가는 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의 인식을 바꾸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했다. 유재명은 ""미국이 하는 창조적인 일과, 한국이 그림을 그려주는 일은 사실 종이 한 장 차이""라면서 ""사실 우리는 `패배주의`에 물들어 도전해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애니메이션 하청`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데 애를 먹지는 않았는지요.

▷이전 회사에서 `아앙의 전설`을 제작할 때였어요. 그 전까지는 우리는 시키면 딱 세 가지 대답만 했습니다. ""예스(Yes), 오브 코어스(Of Course), 와이 낫(Why Not)"". 시키는 대로 무조건 했던 거죠. 오기가 들었습니다. 우리가 기획까지 하면 더 잘할 수 있다. 캐릭터와 배경, 스토리 모두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죠. 캐릭터 구현부터 `의견`을 강력하게 밀어붙였어요.

―결과는요.

▷의외로 순순히 받아들였습니다. 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면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우리는 스스로 `패배주의`에 젖어들어 있었던 겁니다. ""우리 민족은 창조적이지 않아""라고 말이에요. 프레임이란 참 무섭습니다.

(생략)

―`넷플릭스`의 구애를 받는 중소 애니 회사라는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어떤 작품인가요.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 가장 화제작이 `위쳐`라는 작품입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7600만명이라는 시청자 수를 기록했습니다. 그 작품의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저희가 만듭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위쳐를 두고 ""매 시즌 발전시킬 새로운 대형 프로젝트""라고 설명할 정도예요. 콘텐츠의 흥행 성적을 공개하지 않는 넷플릭스가 이례적으로 시청자 수를 공개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입니다.

―축하할 만한 일이군요.

▷이 작품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넷플릭스`와 손잡은 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미르가 스토리보드, 기획, 배경·캐릭터 구현 100%를 직접 한다는 게 더 중요합니다. 이제 정말 `하청`이 아닌 `예술가`로서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 우리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에 더 중요한 의미죠."

(생략)

―용처럼 솟는 `미르`를 기대해도 되겠군요.

▷ 한국은 늦었지만,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습니다. K팝·웹툰·게임 모든 분야에서요. K팝이 우리의 것과 글로벌 팝 트렌드를 녹여 새로운 주류로 떠올랐듯, `K애니`도 글로벌 트렌드를 흡수해 유력 장르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설익은 포부라 할지라도 만화·웹툰·애니의 성지를 만들고 싶어요. 미국 샌디에이고의 덕후 성지 `코믹콘`처럼.

낙서로 시작해 세계가 주목하는 `애니메이션` 회사 대표로. 만화 같은 이야기를 쓴 유 대표가 그릴 2020년은 어떤 모습일까.

 

출처 :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20/02/129424/